닫기
홈 > 학습지원 센터 > 교육과정뉴스

교육과정뉴스

우리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 안해요
이름: 관리자    작성일자: 2016-04-27 10:05    조회수: 1855    
우리아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 안해요


▲ 기원서 송도중학교 교장


혹시 '저성취 증후군(Under-achievement Syndrome)'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청소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저성취 증후군(低成就症候群)'이란 간단히 말해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아이 스스로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낮은 학업성적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노는 것이 좋고, 단순히 게으른 아이들과는 또 다르다. 저성취 증후군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또 그렇게 되고 싶어한다. 

하지만 실패했을 때의 주변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워 아이 스스로 실패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아이의 마음속에는 실패에 따른 두려움과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항상 '다음번'에는 더 잘하겠다고 약속하지만 다음번이 와도 절대로 나아지지 않는다.

어려움이 닥치면 금방 포기하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을 회피한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는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그저 평범한 수준에 머무르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이 없다. 노력해도 안 된다기 보다 누구보다 잘할 수 있지만 안 해서 안 된 것이라고 위안하면서 자존심을 지켜나간다.

'너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해서 성적이 낮을 뿐이야' 아이를 저성취 증후군으로 이끄는 많고 많은 말 중 가장 대표적인 말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의 머리가 나쁠지라도 그것을 인정하기 쉽지 않은데다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아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좋은 말로 둘러대는 것이다. 물론 부모 스스로 자기 위안을 하기 위해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의 의사와는 정반대로 부모의 말을 자신을 합리화시키는데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부모는 자녀에게 '너는 충분히 자질이 있고 머리가 좋은 아이니까 지금 당장의 저조한 성과에 기 죽지 말고 다시 한 번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어'라는 취지로 이야기 한 것이지만, 아이들은 '그래, 나는 원래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성적이 나쁠 뿐이야. 그런데 만약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잘 안 나오면 어떻게 하지?  

그렇게 되면 내가 머리가 나쁘다는 것이 돼 버리겠지? 그렇다면 그냥 공부를 안 하고 안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하면 적어도 머리가 나쁘다라는 소리는 듣지 않을테니까'라는 식으로 자기를 합리화시켜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기를 살려줄 목적으로든, 부모의 자기위안으로든 '너는 머리는 좋은데…'라는 식의 말은 자제해주시는 것이, 아니 안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말들은 어쩌면 부모가 아이에게 좋은 변명꺼리를 직접 제공해주는 행동이 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저성취 증후군이 생긴 원인은 뭘까? 무엇보다 과잉 조기교육,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 과정보다 결과에 대한 잔소리, 다른 아이와 늘 비교하기 등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가장 큰 원인이다. 과정을 존중받지 못한 아이는 배우는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결과에 대한 두려움만 갖게 된다. 아이들이 학습 부진과 저성취를 선택하는 심리적인 원인은 그 만큼 저성취가 안전하기 때문이다. 일단 높은 성취를 보이고 나면 주위의 기대치에 맞추기가 너무나 버거워진다는 것을 부모와 자신을 둘러싼 주변 사람들로부터 일찍 체득했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금하거나, 자녀의 책임을 부모가 대신 떠맡거나, 아이의 속내를 콕 집어내 비판하는 것 모두 적절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아이가 학습부진이란 부적응 현상을 떨치고 만족할만한 성적을 올리는 적응의 길로 들어서게 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 아이 스스로 공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깨우쳐 주는 것이다. 저성취 증후군이 아이의 무의식적 선택이었다는 점,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게 해야 한다.

부모는 아이가 잘하건 못하건 늘 자랑스러운 아이라는 마음을 끊임없이 아이에게 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와 늘 대화하고 있어야 한다. 대화를 통해 아이를 알고 있어야 아이를 깨우쳐 줄 수 있다. 갈등의 합리적 조정자로는 대화만한 것이 없다. 아이 스스로 자율성을 갖게 도와줘야 한다. 결과보다 과정을 존중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율성과 자신감을 갖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저성취 증후군을 극복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원서 송도중학교 교장

 
기사원문보기


이전글 [2017 영재학교 경쟁률] 8개 영재학교 15.09대 1 '하락'2016.04.28
다음글 유대인처럼 '똑똑하게' 조기교육하자 2016.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