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시대 학생의 덕목, 공감 도덕성 최우선
미래 학생들이 갖추어야할 덕목은 무엇일까. 알파고를 통해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래학생들이 갖출 덕목에 관한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있다. 대구교육연구정보원에서 교육관계자 22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래학생들은 공감과 도덕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나타났다. 대구교육청은 ‘A.I.(인공지능)시대, 교육의 갈 길을 찾다’란 주제로 특별포럼을 최근 열고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대구교육연구정보원이 실시한 ‘미래교육에 대한 교원 인식 조사’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이 미래에 갖추어야할 능력으로 공감(61.9%)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혔다. 이어 도덕성(45.9%) 의사소통능력(32.1%)문제해결능력(31.8%) 창의성(28.9%)시민의식(24.4%)협동(20.4%)다양성이해(14.6%)도전정신(10.7%)정보능력(10.3%) 순이었다.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공감능력을 비롯해 도덕성 의사소통능력 등이 중시된다는 전망이다. 설문조사는 지난달15일부터 22일까지 대구시내 초중고 교원과 교육전문직 등 222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 질문에서는 전체적으로 낙관적으로 보는견해(38.4%)와 두렵게 보는 견해(37.6%)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남자 교원(47.4%)이 여자교원(34.5%)보다 인공지능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알파고의 충격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물음에서는 설문대상자 71.8%가 극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교육전문직은 교원들과는 반대로 알파고로 인한 교육 개혁을 이루는데 아직은 ‘어려움이 많다(88.7%)’는 인식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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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교육연구정보원에서 교육관계자 22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창의력보다 공감과 도덕성이 우선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
물리적인 학교의 기능이 사라질 것인지 우려에 대해서는 미래사회에도 학교는존재한다(54.5%)고 생각하고 있다는 답변이 우세했다. 교장과 교감(56.2%)은 일반교사(52%)에 비해 존재한다는 대답이 다소 많았다. 교사의 역할이 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는 교사의 역할에 대해 70.7%가 변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교사는 가르치는 것만이 주업이 아니라 지금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과제를 다루고 처리하면서 학생들을 코칭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교육은 인간을 바람직하게 형성하는 과정’이라는 교육의 본질이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지 질문에 대해서는 인공지능 시대가 되더라도 ‘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85.4%)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평가방법은 사회의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교장과 교감, 부장교사가 일반교사, 전문직보다 학교 교육이 사회 변화에 탄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직급에 따라 교육과정은 교장/교감 (49.1%), 부장교사(40.6%), 일반교사(31.8%) 순으로 나타났다. 교수/학습방법에 대해서는 교장/교감 (54.4%), 부장교사(51.2%), 일반교사(41.4%) 순이다. 평가방법은 교장/교감(47.4%)> 부장교사(36.6%), 일반교사(29.5%)로 순으로 보였다.
교수/학습방법(43.0%)이 가장 높았으며, 교육과정(33.5%), 평가방법 (30.9%) 순으로 잘 대응한다고 답변했다. 교육과정이나 평가는 법령에 의해 구속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이나 평가도 학교에서 보다 자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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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연구정보원 정책연구부 관계자는 “우리의 교육도 이제 미래 세대에게 어떤 역량을 어떻게 길러주어야 할지를 고민하면서 그 실천적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며 “1950년대 말 미국이 스푸트니크 쇼크를 맞아 교육 개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갔던 것처럼 우리도 ‘알파고의 쇼크‘를 교육 개혁의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에서는 이주호 교수(KDI국제교육정책대학원)의 ‘알파고의 충격과 교육개혁’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에 이어 3시간의 릴레이 자유토론의 형태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자유 토론이 진행됐다. 자유토론은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의 진행으로 저녁 6시가 넘도록 열띤 토론이 이어졌으며 자유 토론 마지막에는 이주호 교수와 우동기 교육감도 참여해 교육 변화의 시대적 요구에 대하여 토로했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의 세션에서 발표자들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에 대한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동의했다. 현재의 지식 중심의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감성 교육, 자연과 예술의 경험, 협력의 중요성, 사람에 대한 이해 역량 등이 해답으로 제시되됐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세션에서는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지적인 호기심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점, 과도한 스트레스가 뇌발달에 좋지 않다는 점이 지적됐다.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세션에서는 학부모의 입장과 교육계의 입장이 서로 상반되게 드러났다. 평가방식의 어려움과 잦은 개편에 따른 학부모의 입장과 제도개선의 측면이라는 교육계 입장이 다른 것으로 보여진다. 토론에서 자유학기제나 수행평가의 확대 도입 등에 사회적인 공감대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논의가 모아졌다. 우동기 교육감은 “교육 수도로서 대구가 새로운 시대의 교육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며 “알파고의 쇼크를 교육 개혁의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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