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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맘 X파일, 강남은 지금 독서 열풍
이름: 관리자    작성일자: 2016-03-03 11:57    조회수: 1936    


강남맘 X파일, 강남은 지금 독서 열풍
서점에서 놀고 도서관에서 사는 강남 키즈들



영어는 기본, 수학은 선행, 국어는 답이 없다? 요즘 강남 엄마들의 고민은 국어다.
올해 수능이 끝난 후 그 여파는 더욱 크다. 도서관과 헌책방으로 책 사냥에 나서는 강남 엄마들의 속사정.


국어에 발목 잡힐 줄이야… ‘멘붕’의 수능 1교시

‘폭탄 세일, 창고 개방!’ 등산복 할인하는 곳이냐고? 아니, 책 파는 곳이다. 도서정가제를 앞두고 게릴라전으로 펼쳐진 오프라인 초특가 북 세일 판매대는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다. 1천원짜리 책이 즐비하니 먼저 손대는 사람이 임자다. 대부분이 자녀의 책을 건지러온(?) 엄마들이다. 카트까지 대동해 수북이 책을 쓸어 담는 엄마들. 집에 책이 없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이토록 책에 정성을 쏟을까?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익히 들어본 말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어휘력, 이야기 구성력, 문법에 강한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간다는 말이다. 이 말은 올해 대학 수학능력시험에서 기막히게 들어맞았다. 영어와 수학이 모의고사 수준보다 쉽게 출제돼 ‘물수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이번 수능에서 유독 어려웠던 과목으로 꼽히는 건 국어다. 소위 ‘멘붕의 1교시 국어’로 불리며 평소와 달리 문제를 끝까지 다 못 푼 아이도 많았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떠도는 이번 수능 국어 문제를 다운로드해 열어봤다.

세상에! 몇 개의 지문은 읽는 것만으로도 멀미가 난다. 개중에는 충분히 생각하고 유추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보이는데, 가뜩이나 긴장했을 수험생들이 한정된 시간 안에 풀 수 있었을까 싶은 의문이 든다. 한마디로 국어는 한 해 두 해 바짝 공부하고 문제지를 푼다고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은 ‘확실히’ 아니다. 한 해 몇 조원의 사교육비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영어도 수학도 아닌, 우리 모국어인 ‘국어’가 수능의 핵이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배워서라도 가르쳐주마… 학원 다니는 엄마들

교육 트렌드에 민감한 강남 대치동 일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어 관련 사고력, 글쓰기, 논술 학원들이 성행 중이다.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한 한 학원의 경우는 몇 년 전부터 대기 신청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한때 영어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진 것 같았으나 논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여전히 인기가 높다. 국어 관련 학습지는 말할 것도 없다. 교육 대상의 연령도 점차 낮아지면서 돌만 지나도 한글을 학습시켜야 한다고 떠미는 분위기다.

아예 엄마가 독서지도사 자격증을 따거나 국어 학원에 다니며 배워와 아이를 지도하는 경우도 있다. 서초동에 사는 한 초등학생의 엄마는 “[무한도전] 한글날 특집 맞춤법 편을 보는데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내가 우리말 맞춤법을 이토록 모르고 있었다니 당혹스러웠다”며 아이가 학교에 간 시간에 인터넷 국어 강의를 듣는다. 백화점 문화센터 인문학 강의나 언론사 주최 국어 지도 학습법 프로그램 강연도 빠지지 않고 발품 팔아 챙겨 듣는 엄마들도 있다. 조금은 귀찮고 힘들지만 하나라도 제대로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언제는 영어가 성공의 지름길이라더니, 수학이 어렵다더니, 이제는 기본 중의 기본인 국어에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자되고 있는 형국.
강남 엄마들 모임인 인터넷 카페에 최근 들어 자주 올라오는 글은, ‘아이가 막상 학교에 들어가니 중요한 건 영어도, 미술도 아닌 자기 생각을 우리말로 일목요연하게 표현할 줄 아는 능력과 우리말 글쓰기다’ ‘수학도 결국은 국어가 돼야 한다. 스토리텔링이 유연하게 되는 아이가 수학적 사고력까지 좋다’ 등이다. 이처럼 지금 화두는 국어다.


독서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취미가 책 읽기인 아이 만들기


결국은 책 읽기, 독서에 답이 있으니 주말, 평일 가릴 것 없이 붐비는 곳은 도서관이다. 아직 말문도 안 터진 두 살짜리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있는가 하면 아이 숙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온 가족이 출동해 검색대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아이 기 세우기에 유별난 강남 엄마들 중에는 아이 숙제인 독후감을 밤새워 대신 써주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전교 회장 출마 연설문, 각종 에세이를 아예 전문 업체에 맡기기도 한다. 독서왕이 되게 해주려고 바쁜 아이 대신 엄마가 책을 읽고 퀴즈를 풀기도 한다. 영어와 수학은 잘하고 있는데 국어가 약하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서다.

그렇다면 무턱대고 책만 많이 들입다 본다면, 누군가가 강하게 지도해준다면 진짜 아이의 국어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까? 시작이 반이라고, 전혀 안 읽는 아이들보다야 낫겠지만 독서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국어 학습의 가장 큰 핵심은 누가 뭐래도 즐기는 독서법이다. 학원 숙제 분량을 채우기 위해서, 엄마 등쌀에 못 이겨 읽는 책은 자기 것이 되지 못한다. “우리 애는 제발 그만 읽고 자라고 해도 이불 속에 들어가 몰래 읽는다” “화장실에서 도통 안 나오기에 가보니 책 한 권을 다 읽었다” 등의 얘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결국 독서도 ‘읽어야 한다’가 아닌, ‘읽고 싶다’는 아이를 못 따라간다.

책 읽는 게 재미없다는 아이는 어떡하냐고? 혹 아이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책을 권한 건 아닌지, 표지에 쓰인 해당 나이대에만 맞게 책을 읽어준 건 아닌지 체크해보자. 읽는 즐거움을 터득하려면 진심으로 아이가 즐거워야 한다. 권위 있는 기관에서 추천하는 권장도서도 물론 좋다. 하지만 아이마다 성향도 좋아하는 장르도 다 다르다.

아이와 직접 서점이든 도서관이든 가서 원하는 책을 고르게 하자. 그러곤 읽어주든 혼자 읽든 기다려주자. 깔끔함도 잠시 좀 미루자. 화장실 앞이든 거실이든 침대든 아이 눈에 들어오는 곳에 책을 너저분하게 펼쳐놓자. 언제든 손에 잡히는 곳에 책이 있는 아이들은 TV 보듯 습관처럼 읽는다.

이번 수능 국어가 어려웠다고 한탄만 하지 말자. 통계에 따르면 초·중학생에 비해 고등학생의 교과서 이외의 책 읽기는 거의 전무하다고 한다. 입시 준비를 하는 동시에 독서는 끝나버리는 것이다. 결국은 일찌감치 많이 읽기 시작한 아이가,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은 아이가 웃게 된다. 독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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